
8월 16일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비대위원 선임 절차를 완료함에 따라 지난해부터 이어진 이준석 체제가 사실상 막을 내렸습니다.
물론 이준석 대표가 제기한 비대위 구성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의 결과에 따라서 뒤집힐 수 있지만,
법원이 정치에 개입한다는 프레임을 정권초부터 가져가는 것에 부담을 느낀 법원이 쉽게 가처분을 인용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따라서 이준석 대표 입장에서는 지금부터 본격적인 여론전을 시작하는 듯 보입니다.
다만, 가장 이대표 입장에서 가장 큰 악재라 함은 소위 '내부총질'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국민적인 피로감이 큰 상태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소위 '당심과 민심의 괴리' 현상이 자주 보이는데,
상대적 정치 고관여층인 당심에서 열세를 보이는 이대표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여론전으로 피로감을 유발한다면, 원하는 만큼의 바람을 일으키지 못할 가능성도 높아보입니다.
이쯤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유승민 전 대표입니다.
굴곡의 정치 여정을 보내는 동안 이준석 대표와 동고동락한 만큼 지지층이 상당부분 겹칩니다.
하지만 둘의 플레이 스타일은 전혀 다릅니다.
닥공, 절대 지지않는, 부러질지언정 휘지않는, 여론전에 강한 스타일로 대변되는 이준석과
행동 하나하나에 오랜 고민을 담지만 여론저에 약한 스타일의 유승민
이런 특징들로 인해 이들은 정치적 역경의 순간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유승민 대표는 소위 '배신의 정치'라는 낙인과 함께 박근혜 정부시절 레이져를 맞고 그야말로 십자포화를 당합니다.
이때 그의 날개는 꺾이고 말았습니다.
정권의 힘이 가장 강한시기, 당내 파워 역시 청와대를 향해 있었기에, 싸울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그 후 배신자라는 프레임은 그를 지독하게도 따라다녔고, 그 여파는 너무도 강해 아직까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상당히 있습니다.
이런 과거를 바로 옆에서 지켜 본 탓일까요?
이준석 대표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입니다. 실제로 당대표 당선 이전부터 이준석 대표는 여러 방송에서 유승민 후보의 과도한 조심성과 장시간 고민하다가 기회를 놓치는 점, 여러 사람들의 자문을 구하면서 의사결정이 늦어지는 점 등에 대한 지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대표 자신에게 권력의 압력이 가해지자, 단언한 대로 절대 기죽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예컨대 지난 토요일 있었던 기자회견은 가장 이준석 다운 모습으로 권력에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5년 단임 정권의 임기 100일도 채 안 된 이 시점에, 대통령의 측근을 비롯한 대통령을 직격하는 정치인이 어디있겠습니까?
오직 이준석만이 보여줄 수 있는 당돌하고, 지극히 이준석 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법적 싸움에서 이대표 측이 이길 가능성이 적어보이는 상황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급등하지 않는 이상, 이 싸움은 누구 하나가 접고 들어가지 않는 이상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라면 대통령의 통큰 포용력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실제 많은 국민들이 기대하는 대통령의 모습도 그러한 모습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정말 정부와 여당은 긴 내전으로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시간이 갈 수록 유리한 쪽은 정부여당이 되겠죠 . 그렇다면 이준석은 제 2의 유승민이 되는 것입니다. 과연 그것이 정부여당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인가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만....
일각에서는 한쪽의 창당의 이야기도 나오지만 한동안은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라고 봅니다.
양측 모두 동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지금 이 상태에서의 분당은 향후 수 년간 보수정당의 연전연패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anyway, 여당 내의 권력 갈등이 최정점을 향해 달려갑니다.
이럴 때일수록 가장 고통받는 것은 국민입니다. 가장 좋은 힘으로 여러가지 개혁을 실시해야할 시기에, 윤석열 정부는 인사문제와 정책문제, 권력다툼으로 아무런 성과도, 아젠다 제시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탄핵이라는 과정을 통해 사실상 실패로 막을 내린 박근혜 정부의 몰락은 권력 내 충언을 했던, 당시 유승민 원내대표를 몰아냄으로써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정부는 지금 똑같은 시험대 위에 올랐습니다.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앞으로 5년 국정운영의 기조를 보여줄 것입니다.
투표율 77%, 국민 3400만명중 약 49%, 즉 1700만명에 가까운 유권자가 뽑은 윤석열 후보는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대통령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대선 득표율보다 한참을 모자란 현재의 지지율이 그것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넓은 포용력으로 여권내의 갈등을 해결한다면, 아니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후보 시절 윤대통령이 이준석 대표를 포용했던 모습을 다시 보여준다면, 국민들의 지지가 다시 올라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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